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평당 얼마냐는 질문.
바로 답을 못 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충 넘기려는 게 아닙니다.
바로 답을 못 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충 넘기려는 게 아닙니다.
같은 평수라도 현장이 다릅니다
평당 단가는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같은 조건이 나오지 않습니다.
땅이 평평한지 경사인지, 지하를 파는지, 진입로로 레미콘 차가 들어오는지. 이 셋만 달라져도 기초 공사비가 두 배로 벌어집니다.
진입로를 예로 들겠습니다. 큰 길에서 현장까지 레미콘 차가 못 들어가면 펌프카를 더 멀리 세우거나 소형 장비로 나눠 실어야 합니다. 같은 콘크리트를 붓는데 장비비와 인건비가 붙습니다.
평당 단가를 먼저 말하는 곳은 둘 중 하나입니다. 나중에 추가금을 붙일 생각이거나, 현장을 안 보고 말하는 것입니다.
정확한 금액은 도면과 현장 조건이 정해진 뒤에 나옵니다. 그전에 나오는 숫자는 참고치일 뿐이고, 그 참고치를 믿고 자금 계획을 세우면 나중에 맞추기가 어려워집니다.

경량목구조로 지은 단독주택.

스틸하우스로 지은 단독주택. 같은 단독주택이라도 구조와 대지 조건이 다르면 공사비가 크게 갈립니다.
비용을 움직이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땅의 조건입니다. 암반이 나오면 파쇄 장비가 들어가야 하고, 경사지면 옹벽이 붙습니다. 지하를 두면 흙막이와 방수가 따라옵니다. 땅은 파봐야 아는 부분이 있어서, 계약 전에 지질 조사 결과가 있으면 견적 정확도가 크게 올라갑니다.
둘째, 구조입니다. 목구조와 철골, 철근콘크리트는 자재비도 공기도 다릅니다. 철근콘크리트는 층마다 타설하고 양생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경량목구조와 스틸하우스는 공장 재단 부재를 조립해 골조가 빠릅니다. 공기가 줄면 가설비와 관리비도 함께 줄어듭니다.
셋째, 마감 수준입니다. 골조는 비슷해도 창호와 단열재, 마감재에서 금액이 크게 갈립니다. 특히 창호는 단열 성능 등급에 따라 몇 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창이 많은 설계일수록 이 항목이 전체 예산을 흔듭니다.
넷째, 인허가와 부대 비용입니다. 설계, 감리, 전기와 수도 인입, 경계 측량은 공사비와 별도로 나가는데 처음 계산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항목들만 모아도 적지 않은 금액이 됩니다.

지하층 터파기에서 암반이 나온 현장. 파쇄 장비가 추가로 들어갔습니다.

같은 현장의 지하층 철근 배근. 지하를 두면 기초 공사비가 크게 달라집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진 차이
단독주택 두 곳을 예로 들겠습니다.
한 곳은 지하 없이 기초를 앉혔습니다. 다른 한 곳은 지하층을 두고 암반을 깨고 들어갔습니다. 지상 면적은 비슷했지만 착공에서 골조까지 걸린 시간과 장비 투입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암반은 도면에 안 적혀 있습니다. 파봐야 나옵니다. 그래서 지하가 있는 설계는 예비비를 따로 잡아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증축은 또 다릅니다. 학교 다목적실을 올릴 때는 기존 옥상의 파라펫과 석재를 먼저 걷어내야 했습니다. 신축에는 없는 철거 물량이 앞에 붙고, 걷어낸 자재를 옥상에서 내려 처리하는 비용도 따로 듭니다.
게다가 학교는 운영 중이었습니다. 소음과 분진을 관리하며 진행해야 하니 작업 시간이 제한되고, 그만큼 공기가 늘어납니다.
이런 차이를 도면과 현장을 보기 전에 숫자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학교 증축 현장. 기존 옥상 파라펫과 벽돌을 먼저 철거했습니다.

철거 장비를 옥상으로 올려 진행했습니다. 신축에는 없는 공정입니다.
견적서에서 봐야 할 것
항목이 뭉뚱그려진 견적서를 조심하십시오.
'골조 일식', '마감 일식'처럼 한 줄로 묶여 있으면 나중에 무엇이 포함이고 무엇이 추가인지 다투게 됩니다. 공사 중에 생기는 갈등의 상당수가 여기서 시작합니다.
자재의 규격과 수량, 브랜드가 적혀 있는지 보십시오. 창호와 단열재는 등급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큽니다. '고급 창호'가 아니라 제조사와 제품명, 유리 사양까지 적혀 있어야 비교가 됩니다.
그리고 견적서에 없는 항목을 물어보십시오. 철거, 폐기물 처리, 가설 공사, 인입 공사, 준공 청소는 빠뜨리기 쉬운 항목입니다. 견적서 두 장을 나란히 놓고 총액만 비교하면 싼 쪽이 실은 항목을 덜 넣은 경우가 많습니다.
총액이 아니라 항목 수와 상세도를 먼저 보십시오.
공사비는 도면과 현장 조건이 정해져야 나옵니다.
집다듬은 현장을 보고 도면을 확인한 뒤에 금액을 드립니다.
먼저 숫자를 던지고 나중에 맞추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조건을 확인하고 항목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